미국 영성일기 세미나 간증글

(안성희 집사)

 

저는 저의 마음이 평안한 것에 대해 감격하며 주님을 바라볼 때가 많습니다. 포로되었던 자가 자유함에 감격하듯이 평안이 없던 저는 주님이 주시는 평안한 심령으로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은혜인지가 깨달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두려움이나 염려가 쉽게 생겨나 불안정한 마음일 때가 많았습니다. 또한 계획적이고 세밀한 저는 안정된 길로 충분히 나의 삶을 짜맞춰가며 살 수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습니다. 저의 둘째 아이는 미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돌아와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석 달 다니다 자퇴를 하였습니다. 미국에서도 적응 못하고 한국에서도 적응 못한 채 학교라는 제도권 밖에 홀로 이탈되어 나온 아들, 그것도 외로웠던 미국 생활에서 극심한 분노와 반항으로 가득해 돌아온 아들은 예측할 수도 없었던 제 삶의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계획이나 안정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아들의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할 때면 숨쉬는 것이 흐느낌이었습니다. 밤새 인터넷 게임을 하고 새벽에 잠들어 오후 세 네시면 깨어 화를 뿜어대는 아들을 저는 그때만해도 품고 사랑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함께 싸우고 욕하고, 아들을 피해 차를 몰고 나가 길가에 세워놓은채 울다 성경읽다 잠들다 하였습니다. 매일 아침 말씀을 묵상하며 말씀으로 순간순간 힘을 얻었지만 막연한 미래가 주님보다 더 크게 느껴져 평안할 수는 없었습니다. 마음에 가득한 두려움을 소리라도 지르고 싸우기라도 하며 떨궈내려 했습니다. 아들은 아들대로 내가 이런데도 사랑할 수 있겠냐고 외쳐대듯, 나도 두렵다고 울부짖듯 저에게 대들고 분노하였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서로를 할퀴고 상처내며 서로 닿지 못하는 평행선으로 있었습니다.

저는 2012년 12월 영성일기를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자퇴한지 6년 만에 아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공부할 기회를 주셨는데 한 학기를 마친 후 F학점 2개를 받고는 휴학하겠다 할 즈음이었습니다. 다시 제 안에 막막함과 두려움이 생겨나 마음을 지키기 어려웠을 때, 2013년 1월2일 일기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해와 달과 별 광명체조차 아버지의 창조계획 아래 지음 받은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이 오늘 새롭게 저를 감동케 합니다. 주님의 크시고 크신 권능 앞에 저는 작고 미약한, 개미같은 존재가 되어 버리는 느낌입니다.

나의 왕이신 주님,

주님께서는 언제나 말씀으로 나를 인도하고 계십니다. 그 말씀이 나의 생각을 꿰뚫어 새롭게 눈이 열리도록 하십니다. 하늘과 땅 사이 모든 만물을 다스리시는, 참되신 분이 내 마음 가운데 계신데, 함부로 나의 삶, 아들의 삶까지도 계획하고 어찌할 수 있다 여겼던 무지와 교만을 고백합니다.

 

주님 용서하시고 더욱 주님의 진리를 나의 심령에 비추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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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영성일기를 쓰고 또 썼습니다. 주님을 바라볼수록 주님은 친밀히 다가와 주셨습니다. 평행선으로 멀리 있던 주님과 하나되는 선으로 마음이 가까워지면서,

끝없는 평행선을 그으며 서로를 상처내던 아들과의 관계도 점차 좁혀져 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들의 상황은 여전히 막연합니다. 미국 영성일기 세미나를 섬기겠다 준비할 때 아들은 현재 하고 있는 여름 계절학기 공부를 끝까지 마칠 수 없겠다며 또다시 다음 학기를 쉬겠다는 연락을 해 왔습니다. 공부를 통해 성취감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아들은 어려운 고비때마다 주저앉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나 놀랍고 감사한 것은 제가 주님과 친밀해 질수록 주님은 예전의 두려움과 염려를 아주 작아지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어떤 길을 열어 가시든 영성일기를 쓰며 나와 친밀해진 주님을 부를 때면 주님은 나의 심령을 담대하게 하시고, 사랑할 힘을 주십니다.

매일 그러하진 못하지만, 저는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 앞에 어떻게 반응하고 살았는지 하루를 돌아보며 일기를 써왔습니다. 낙심으로 가득해 시작한 영성일기는 주님을 바라보며 써 나갈 때 소망으로 마치게 하십니다. 누군가로 마음이 힘들 때 주님을 부르며 써 나가다보면 일기의 끝에는 부드러운 마음으로 있게 하십니다. 영성일기를 쓰는 동안 내 마음 안에 살아 함께 계시고, 나의 마음을 이끄시기 때문일 것이라 믿습니다.

쓰기의 힘은 생각의 힘보다 훨씬 더 견고하게 마음을 지킬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생각은 검증할 수 없지만 영성일기는 나의 고백을 검증할 수 있었고, 생각은 멈출 수 있지만 영성일기는 손잡고 함께 가는 나눔방 지체들이 있어 멈추었다가도 다시 갈 수 있었습니다.

회개의 고백을 하고, 믿음을 구하고, 주님의 사랑을 구하며 주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영성일기로 마음을 올려드렸을 때 크고 놀라우신 일들을 제 마음 가운데 이루고 계시는, 나의 왕되신 주님을 사랑합니다.